영상 꽃이랑 . 웨딩홀 원앙실 *신랑의 독백* 오늘은 내 결혼식 날이지만 내 제삿날같은 기분이다. 많은 아가씨를 만났지만 얼마전 헤어진 그 아가씨가 제일 맘에 걸린다. 결코 잘살게 놔두지 않겠다고 협박 했다. 유비무환이라고 어렵게 구한 방탄쪼끼를 가슴에 입고있지만 그래도 왠지 불안하다. 내 청순하고 어여쁜 신부는 이런 나를 알지 못한다. 신부는 그저 앞에 계신 주례 선생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있다. 차라리 오늘밤 모든걸 내 신부에게 털어놀까? 그러다 첫날밤에 퇴짜 맞으면 어쩌나... 결혼은 제2의 출발이라고 하는데 어찌 영 찜찜하다. *신부의 독백* 많은 하객들이 와주었다. 하지만 난 하객도 내 옆에 있는 신랑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두달전에 심심해서 폰팅을 하다가 낯선 남자와 하룻밤을 보냈다. 그후로 있어야 할 생리가 아직도 없어서 불안하다. 이렇게 건너 뛴적은 없었는데. 순수하고 착한 내 신랑은 이런 사정을 알리 없다. 그날밤엔 정말 좋았었는데.. 암튼 신랑이 알면 난 사망이다. 주례 선생님의 말씀이 안들어온다. 이러다 속병 나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답답하다. 웨딩홀 백합실 *대기실 신랑의 독백* 지금 원앙실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있는 신부는 나와 구면인 여자다. 나와 폰팅으로 만났는데...어쩌면 인간이 저리 뻔뻔할수 있는가? 그옆의 신랑이 누군지 불쌍하다. 개방되었다지만 어찌 저럴수가 있는가... 식이 끝나고 나와 마주치면 어떤 표정을 할지 궁금하다. 신부화장을 하고 있는 나의 천사는 저 여자와 질적으로 다르다. 아무튼 그 옆의 신랑이란 놈은 불쌍도 하여라. 그래도 결혼해 달라고 애원했겠지? *대기실 신부의 독백* 좀전에 식을 마치고 나간 주례 선생님을 봤다. 내가 아르바이트 할때 나를 꼬실려고 무지 애쓴.. 회사 사장이다. 나만한 딸자식이 있을 나이에 무슨 추태인가. 나도 별수없이 용돈 타쓸려고 사장을 따랐지만 역시 밤에는 나이먹은 남자 일 뿐이다. 결혼식을 하루 앞둔 어제도 그 사장한테서 문자가 왔다. 메세지에 자기가 좋은 약을 구했다고 밤에 나오라 그랬다. 정말 미친 남자다. 그나저나 성실한 우리 신랑은 오늘따라 듬직하게만 보인다.
